따뜻함이 병을 이긴다

김형찬
2024/04/08
“아직 좀 쌀쌀한데 안 추워? 젊은 것이 좋긴 좋네.”
   
“이제는 제법 따뜻해 졌어요. 그리고 저도 이제 그리 젊지도 않아요~^^”
   
마침 한의원 앞에서 만난 10년 단골 할머니가 가쁜 숨을 가다듬으며 말을 건네신다. 물 한잔 따라 드리면서, 숨 좀 돌리시고 치료받으시라고 말씀드린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일 년 내내 반팔 가운을 입고 진료를 한다. 그러다 보니 추운 날에는 가끔 걱정하는 환자분들이 계시다. 진료실 안에만 있어서 괜찮다고 하면, 어르신들은 “아직 젊고만~”하고 말씀하신다. 
   
반팔 차림으로 진료를 하는 이유는 내 몸을 온도계로 쓰기 위해서다. 
사진: Unsplash의Matteo Fusco
   
한의원을 찾은 분들은 감기에 걸려 열이 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몸이 차가워져 있다. 평소에 손발이 차거나 추위를 많이 탄다는 분도 있고, 치료를 받을 때 진료실 온도가 조금만 낮아도 춥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나 오랫동안 만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젊은 환자 중에서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몸이 지쳐 있는 분들은 추위를 잘 탄다.
   
이런 이유로 진료실 안의 온도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따뜻하게 하면 난방비가 많이 든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반팔 가운을 입는 것이다. 반팔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추위를 느끼지 않고 진료할 수 있으면, 환자분들도 춥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도가 되는 것 같다. 
   
면역력과 체온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우리 몸이 냉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병에 걸리기 쉽고 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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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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