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을 맞은 나의 이야기2 - 우리 반 금쪽이

블랙독
블랙독 인증된 계정 · 교권 침해 피해 교사입니다.
2024/04/13
우리 반엔 아무 때나 학교를 제 맘대로 드나들던 금쪽이가 있었다. 
개학 첫날은 제 놈도 담임이 누군가 궁금했는지 잠깐 교실에 들리기는 했다. 나는 수업 중 갑자기 등장한 녀석의 비주얼 때문인지 너무나 순식간에 다시 사라져 버린 탓인지 인사도 제대로 건네보지 못했다. 강렬했다.

붉은 염색기가 있는 단발 머리, 마스카라로 떡 칠이 된 속눈썹, 뭉개진 화장이지만 풀 메이크업 상태의 얼굴, 체크 무늬 레깅스 바지와 펄럭이는 셔츠, 옆구리에 끼고 있던 일수 가방 같던 파우치. 그리고 풀풀 풍기던 담배와 술 냄새.

아이들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학생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 해 담임에게 연락을 하니 전 년도에도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닌 듯 했다. 게다가 입학하자마자 코로나 상황이 겹쳐 원격 수업이다, 격 주 등교다 해서 제대로 등교를 하지 못한 날이 많았으니 안 그래도 불안정한 녀석의 생활은 말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대략적인 사정을 듣고 보니 녀석의 상황이 얼추 파악은 되었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교육, 인권, 노동자로서의 삶
17
팔로워 150
팔로잉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