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스토리 타임 02 : <눈물의 여왕> 1화에서 배울점 세 개
2024/03/23
박지은 작가의 신작 <눈물의 여왕>을 보는 중입니다.
저는 거두절미하고, <눈물의 여왕> 1회에서 배워야 할 점 세 가지만 얘기하려고 합니다.
첫번 째는 빌드업입니다.
<눈물의 여왕>의 1부 내용을 로그라인은 '퀸즈 그룹의 딸 홍해인(김지원)과 결혼한 시골 출신 백현우(김수현)이 이혼 서류를 내밀다가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렸단 사실을 알게 된다' 입니다.
심플하죠?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 상당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본 뒤 이런 식의 로그라인을 잘 뽑아내지 못하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이 작품은 주인공이 뭐 하자는 이야기다 말하는 대신, 나는 드라마 중 뭐가 좋았어, 라고 말하시는 분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데, 그런 분은 요즘처럼 무한경쟁 시대에 드라마 작가가 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드라마를 보고 로그라인을 뽑아낼 수 있어야, 드라마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석이 가능해 집니다. 분석이 가능해지면, 그때부터 작가로 실력이 부쩍부쩍 늘기 시작합니다(로그라인에 대해 잘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은 제가 초창기에 로그라인에 대해 쓴 글을 읽고 오셔요).
일단 로그라인은 의문형으로 바꿨을 때 호기심을 충분히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 그 호기심이 시청자들을 모니터 앞에 앉혀 놓을 수 있으니까요.
시골 출신 백현우는 과연 재벌그룹의 딸 홍해인에게 이혼 서류를 건넬 수 있을까?
이런 문장 하나에서 스토리는 출발하는 겁니다.
백현우가 이혼 서류를 건네는 것은, 일반인들이 와이프한테 이혼서류를 건네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겁니다. 시골 출신이 감히 재벌 그룹에? 이런 극단적인 계급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 1회의 구성은 정해졌습니다. 이혼서류를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그 어려운 일을 백현우가 결국 해내는데, 공교롭게도 와이프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 드라마쟁이들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드라마에서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시청자가 아닌 글 쓰는 사람의 입장으로 드라마를 보게 되었어요. 그저 재밌다고만 생각했던 드라마가 조금 무섭게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더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자기 전에 읽었는데 뜻깊은 꿈을 꿀 것 같아요 ^^
너무 도움이 많이 됩니당
생각이 많이져요.. 저의 단막극은 어쩌죵.... ㅜㅜ
눈물의 여왕 안봤는데 꼭 챙겨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작가님, 혹시 개설하신다던 강의는 언제 열리는지요?
1화보고 읽으려고 쟁여놨다가 뒤늦게 읽었습니다. 보면서 정말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재미있게 구성하면서도 착착 필요한 곳에 구성했고, 집안 식구들 캐릭터 잘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 글을 읽으니까 훨씬 선명해 지네요. 이번에도 재밌고도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이해가 쏙쏙 됩니다 작가님 ㅠㅠ지금 단막극 쓰고 있었는데 어떻게 고쳐야할지 막막하던 타임에 이 글을 읽고 수정방향을 찾았습니다. 덕분입니다 작가님. 항상 감사합니다💗
으아~~~ 분석 너무 잘 하신 거 아닌가요?
보는데 글에 대한 이해가 너무 잘 됐어요
스토리란 건 이렇게 적어야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한 수 배워갑니다 ㅋ
@hintdot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셨네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ㅎㅎ
시작부터 한계도 세가지 보였습니다.
로그라인이 이혼하고 결혼생활을 끝낼수있을까 인데 이미 1화부터 아직 서로 사랑은 남아있고, 심지어 시한부라는 걸 아는 순간 두 주인공의 메인갈등이 무용지물 되며 큰 긴장이 사라졌습니다. 신파로 후반부가 채워질거 같은 예감마저 들고요. 시청자가 환장할만큼의 눈물바다 만들면 성공하겠어요.
그 긴장의 자리를 조연들의 의뭉스런 모습으로 채우는데, 그래봐야 조연들이고 주인공들이 근본적으로 사랑하는데 뭘 어쩐건가 싶습니다. 되려 엄청난 조연들에 하나하나 분량 할애하며 잔재미를 챙기는 대신 이야기는 분산되는 것 같습니다. 조연들의 이야기가 주인공들의 갈등에 얼마나 밀접하게 영향을 주느냐 관건이겠어요.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너무 다 가졌어요. 주인공 부부가 워낙 그사세 설정이라 웬만한 문제로는 그다지 공감이.. 재벌이 전세계 뒤져 살방법 찾겠다는데 뭐 어떻게든 살겠지 싶고 감정이입이나 동정심이 크지 않습니다. 다가진 쟤들 알콩달콩 하는거 힘든 내가 봐줘야겠나 싶고 ㅋ 심지어 주인공 본인이 사는것, 사랑하는 것보다 백화점 1조달성이 더 목표인 걸로 나오니 이입을 더 방해합니다. 나중에 병세가 악화되며 그 소중한 목표 다 팽겨치고 살고싶고 같이 사랑하고 싶다고 변해갈수록 더 공감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보는 주조연 배우들, 곳곳에 뿌려놓은 떡밥들과 무지막지한 인기 클리셰들, 최고의 대사 감까지 잔뜩 버무려져있으니 성공하겠습니다.
참으로 부러워서 찾아본 한계점들이었습니다 ^ㅇ^
@황다은 고마워 ㅎㅎ
식상한 재료를 영리하게 요리한 드라마. 배울 점이 분명 있더라구요. 분석 잘 읽었습니다^^
시작부터 한계도 세가지 보였습니다.
로그라인이 이혼하고 결혼생활을 끝낼수있을까 인데 이미 1화부터 아직 서로 사랑은 남아있고, 심지어 시한부라는 걸 아는 순간 두 주인공의 메인갈등이 무용지물 되며 큰 긴장이 사라졌습니다. 신파로 후반부가 채워질거 같은 예감마저 들고요. 시청자가 환장할만큼의 눈물바다 만들면 성공하겠어요.
그 긴장의 자리를 조연들의 의뭉스런 모습으로 채우는데, 그래봐야 조연들이고 주인공들이 근본적으로 사랑하는데 뭘 어쩐건가 싶습니다. 되려 엄청난 조연들에 하나하나 분량 할애하며 잔재미를 챙기는 대신 이야기는 분산되는 것 같습니다. 조연들의 이야기가 주인공들의 갈등에 얼마나 밀접하게 영향을 주느냐 관건이겠어요.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너무 다 가졌어요. 주인공 부부가 워낙 그사세 설정이라 웬만한 문제로는 그다지 공감이.. 재벌이 전세계 뒤져 살방법 찾겠다는데 뭐 어떻게든 살겠지 싶고 감정이입이나 동정심이 크지 않습니다. 다가진 쟤들 알콩달콩 하는거 힘든 내가 봐줘야겠나 싶고 ㅋ 심지어 주인공 본인이 사는것, 사랑하는 것보다 백화점 1조달성이 더 목표인 걸로 나오니 이입을 더 방해합니다. 나중에 병세가 악화되며 그 소중한 목표 다 팽겨치고 살고싶고 같이 사랑하고 싶다고 변해갈수록 더 공감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보는 주조연 배우들, 곳곳에 뿌려놓은 떡밥들과 무지막지한 인기 클리셰들, 최고의 대사 감까지 잔뜩 버무려져있으니 성공하겠습니다.
참으로 부러워서 찾아본 한계점들이었습니다 ^ㅇ^
식상한 재료를 영리하게 요리한 드라마. 배울 점이 분명 있더라구요. 분석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박지은 작가님은 조연들을 맛깔스럽게 잘 설계하시고, 또 서브플롯도 풍성해서 주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구간도 마가 뜨지 않더라고요. 정말 부러운 재능입니다. 선생님 혹시 다음에 시간 되시면 서브플롯과 조연들 잘 세팅하는 방법도 가르쳐주세요.^^
시한부, 재벌, 착해빠진 흙수저X안하무인 금수저라는 로맨스 고전 클리셰를 떡칠 범벅을 해놨지만 확실히 로그라인만 보면 정말 흥미가 갈 수밖에 없는 걸 보니 역시 재료보단 요리 실력인가봅니다..
1화 보고 들어와 이 글 읽는데 진짜 드라마보다 작가님 글이 더 재밌네요ㅎㅎ
드라마보다 선생님의 분석이 더 재미나요! 좋아요 꾸욱~^^
눈물의 여왕을 다시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시청자가 아닌 글 쓰는 사람의 입장으로 드라마를 보게 되었어요. 그저 재밌다고만 생각했던 드라마가 조금 무섭게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더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자기 전에 읽었는데 뜻깊은 꿈을 꿀 것 같아요 ^^
너무 도움이 많이 됩니당
생각이 많이져요.. 저의 단막극은 어쩌죵.... ㅜㅜ
눈물의 여왕 안봤는데 꼭 챙겨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작가님, 혹시 개설하신다던 강의는 언제 열리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