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성은 어떻게 진정성이 되는가? <싱어게인>과 <슈퍼스타K>, <미래일기>와 <우리 결혼했어요>

집과 둥지
집과 둥지 · 미디어 대중문화 | 삶 사람 사는 일
2024/03/20


싱어게인과 미래일기, 그리고 떠오른 것

   <싱어게인3>가 끝났다. 성공을 거둔 시즌 1과 시즌 2를 뒤이어 방영된 시즌 3를 보며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이것이 <슈퍼스타K>의 재현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었다 (<싱어게인>의 윤현준 CP는 <슈퍼스타K>가 아니라고 언급했지만).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어딘가의 숨어있던 능력자가 대중 앞에서 노래로 그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 존재는 ‘가수’가 된다. 제목을 떼어 놓고 보니 <슈퍼스타K>인지 <싱어게인>인지 알 수 없지 않은가.

   넷플릭스의 일본 리얼리티 예능을 잘 본다. 공개 예정일 때부터 찜해두었던 <미래일기>(예능)을 완주했다. 밤에 틀었다가 새벽 내내 몰아보고 말았다. 이런 과몰입 유발 콘텐츠 같으니라고. 신나게 보며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이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또 다른 버전은 아닐까 싶은 의문이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갑자기 연인의 관계로 선언되는 것, 그리고 그 관계에서 할 법한 일들을 보여준다. 설명만 놓고 제목을 따로 쓰지 않으면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겠는걸.


사연을 보여주겠노라 선언하는 것

   인간은 호모나랜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사랑한다.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고 만들어 내며 사람을 이해하고 사회를 형성한다. <슈퍼스타K>는 어느 면에선 그 점 때문에 사랑받았다. <슈스케> 출연자의 ‘사연’은 노래와 함께 미디어의 편집이 만들어 낸 ‘서사’에 힘입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모순적이게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언급되는 논란이 바로 ‘사연팔이’ 였다. 

   우리는 사연에 공감했지만, 노래를 집어삼킬 정도의 잦은 빈도와 과한 분량의 사연은 원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부 진짜였겠지만, 진짜로 느껴지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연보다 노래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노래를 들으려고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

   “사적인 얘기를 어디까지 털어놓아야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사연팔이 소년이 돼 카메라 앞에 앉은 참가자들은 무대에 대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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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현 // 에세이와 칼럼, 조금의 소설. 에세이 2권, 학술서 공저 1권, 한겨레 칼럼 공모 당선 seedsofthought.bi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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