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망매가」에 드러난 ‘죽음’의 의미와 ‘삶의 윤리학’의 문제 하나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4/22
학술 논문(한국양명학회지, 2024, 72호 게재)이기는 해도 널리 암송되는 향가 <제망매가>와 서양철학자의 대화를 몇 차례에 나누어 올려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전통 시가를 서양의 다양한 철학과 대화를 통해 현재화하는 면과 서양철학자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I. 문제제기

「제망매가」는 널리 알려진 향가이다. 과거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면서 학생들의 전공을 떠나 보편적으로 애송되기도 했다. 이 「제망매가」는 고전문학에서 향가에 대한 관심과 이 향가가 함축하는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국어학자들과 국문학자들에 의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들은 일차적으로는 “누이와의 사별에 따른 애절한 심정을 종교적인 구도의 자세로 승화시킨 작품”, 말하자면 ‘사후 추도의 의식가’로 간주하고, 좀 더 심화된 경우에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의 허무성이나 불교적 내세관의 문제’ 등으로 해석하곤 한다. 이런 해석들이 나름대로 다 의미가 있을지라도, 그것만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이 안고 있는 고유한 시공간적 의미 외에도 이 작품에는 그것을 뛰어넘어 21세기의 독자들과 한국을 넘어서 세계인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보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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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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