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이 온다, 기후변화→기후재난→정신건강 악화라는②

김양균
2024/01/17
멸망이 온다, 기후변화→기후재난→정신건강 악화라는①

일본에서 자연재해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고도화된 재난심리지원이 이뤄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설립된 재난심리지원센터가 그것이다. 일본의 재난 심리 지원 권위자인 쇼 다카하시 츠쿠바대학 정신과 교수는 이미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고베 대지진 때부터 재난 현장에서의 심리지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존재했었다고 말해주었다.

“과거 재해 현장 지원을 위해 급파된 의료진이 아연실색하거나 망연자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원봉사 체계도 잡혀있지 않아 TV에 나오는 대피소에 자원봉사자가 몰리는 불균형도 있었죠. 일본 정부 차원에서 정신건강의 문제를 담당할 의료팀을 파견한 게 바로 재난파견정신의료팀(DPAT)이었습니다.”

재난파견정신의료팀(DPAT)48시간 내 재난 현장 도착을 원칙으로 운영된다. 일단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 지역 내 의료기관은 상황에 따라, 재난파견의료팀(DMAT)과 DPAT, 구호팀 등을 파견한다. 후생노동성은 DPAT 사무국과 함께 피해 시도광역 지원 및 DPAT를 총괄하고 있다.
2016년 진도 7의 연쇄 지진으로 파괴된 구마모토성의 모습.ⓒKim Yangkyun
“도입 초반만해도 정신의료팀이 현장에 빨리 가야하느냐는 반문도 있었죠. 그럼에도 곧 정신건강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확산되었습니다. 히로시마 산사태(2014)로 젊은 가족들과 아동들이 희생됐을 때에도 DPAT이 투입됐고, 온타케산 화산 폭발(2014) 당시에는 현장은 너무 위험해 좀 떨어진 지역에서 심리지원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우린 재난 현장에서의 처음 2주 동안 이곳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기후재난 발생 시 정신적 문제가 즉각적으로 따라온다. 이것은 위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몸의 아주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증상이다. 심민영 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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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김양균 인증된 계정
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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