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나라의 난임병원 졸업생 13] 난임병원에 첫째를 데려가는 일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4/22
1. 난임병원은 꽤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난임 병원에는 임신을 하지 않은 (아직 하지 못한) 사람들만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임병원에서 느끼는 감정은 ‘아기를 빨리 갖고 싶다’ , ‘왜 나는 아기가 생기지 않지’와 같은 초조함이나 슬픔, 혹은 아기가 생길 것이란 희망 정도가 대부분의 감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난임 병원은 초조함과 슬픔, 희망과 함께 질투와 우월감, 나아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 대한 원망까지 겪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난임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던 때. 매일 주사를 놓고 주사 일정표를 확인한다.
2. 난임 병원에는 임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지만 또 다른 환자(?) 타입으로 임산부들이 있다. 보통은 난임 병원에서 시술이 끝나면 일반 산부인과로 옮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 경우만 해도 거의 16주 가까이 됐을 때가 되어서야 일반 병원으로 옮겼다. 시험관 시술 임신의 특성상 꽤 오랫동안 임신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임신을 하고도 난임병원에 다닌다. 난임 병원에서 일반 산부인과로 옮길 때 비로소 ‘난임병원을 졸업한다’는 말을 쓴다.
임신을 한 후 난임 병원에 갈 때는 이전보다 훨씬 가볍고 즐거운 마음이었다.
3. 첫 번째 시험관 시술을 한 후 잠깐 찾아온 아기가 화학적 유산이 됐을 때, 다시 난임 병원을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두 번째 시술의 경우는 가장 힘든 과정인 과배란 과정을 다시 거칠 필요가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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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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