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한강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나에게 말을 붙이고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오래 있을 거야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잘 모르겠어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라고 말하게 될까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라고,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당신은내가 말하지 않아도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내가 무엇을 사랑하고무엇을 후회했는지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끝없이 집착했는지매달리며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때로는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그러니까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그 윤곽의 사이 사이,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어리고지워진 그늘과 빛을오래 바라볼 거야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거기,당신의 뺨에,얼룩진,
모임 단톡방에 한 회원이 한 강 작가의 서시를 올렸더라구요.
서시, 하면 윤동주가 떠올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