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둘째가 화장실에 가더니 혼잣말을 한다. 두루마리 휴지의 방향이 평소와 다르다는 거다. 바깥쪽에서 당겨야 하는데 반대로 끼워져 있으니 불편하다면서 투덜거린다. 화장실에선 휴지가 있냐 없냐만 고민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예민하냐고 하니 대화를 듣던 중학생 첫째가 끼어든다. 휴지의 방향에 따라 사람 성격이 다른데, 동생의 경우 어쩌고 저쩌고 특성이란다. 의아해하자 진짜 그런 거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들고 설명한다.
그런 시대다. 탕수육 소스를 부어먹는 사람과(부먹파) 소스에 찍어먹는 사람의(찍먹파) 특징 등의 분석이 얼마나 많은가. 떠먹는 요구르트 뚜껑에 묻은 걸 먹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를 논하고, 무인도에 갈 때 들고 갈 물건에 따라 신중하네, 즉흥적이네 등 괴상한 해석이 등장한다. 별의별 ‘그저 재밌자고 하는 소리’가 넘쳐난다. 문제는, ‘재밌자고’에서 안 근친다는 거다. 그런데 유행이 되면 되돌리기가 힘들다. 비과학성을 짚은들, “맞을 수도 있죠”라는 식의 반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