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집권기 8시만 되면 뉴스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뉴스룸이었다. 팽목항에서 들려오는 소리, 전국민을 놀라게 한 테블릿피씨와 국정농단, 노희찬의 기억 등 그가 ‘앵커브리핑’으로 무슨 이야기를 오늘 들려줄까, 오늘 엔딩곡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열곱해가 지났다. 아나운서들이 손석희가 쓴 글들을 읽는 모습 - 이제 출판사 대표가 된 박혜진의 모습도 반가웠다 - 을 보며, 내가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란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국정농단 주범에게 구형을 한 자가 범인을 만나 굽실대고 촛불이 안겨준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주인공의 정치적 복권에 놀라고, 그나마 남아있던 진보정당은 그 존재조차 찻잔 위의 태풍 같은 장면 그리고 증오와 저주가 정치적 정당성으로 둔갑해 버린 오늘의 모습을 보면, 손석희의 뉴스를 기다리던 그 시절이 ‘과연 존재나 했던 시간’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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