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병원을 다녀오다 마트에 들렀다. 몸이 좋지 않으니 식구들 먹는 것과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다. 간단하고 쉽게 먹을 식재료라도 좀 사놓자 싶어 카트에 이것저것을 담았다. 야채 코너를 지났다. 통통한 알타리 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실한 것이 김치 담그면 딱 좋겠다 싶었다. 김장철이 다가오니 이제 시어 빠진 김치만 냉장고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알타리 무 한 단을 집었다. 옆에서 남편이 내 손등을 찰싹 때렸다. 손등을 얻어맞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욕심부리지 말자. 몸 사리자'
반찬 몇 가지와 조미김, 계란과 두부, 과일과 과자 같은 것들만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에 총각김치가 아른거렸다. 직접 할 수 없다면 사 먹을 수밖에 없다. 오아시*에서 총각김치 3킬로를 주문했다. 도착한 총각김치는 허여멀거니 맛없어 보였다. 그래도 이틀 정도 실온에 뒀다 익혀 먹으니 시원하고 아삭했다. 아주 맵지 않아 아이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