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커다란 잎들이 돋아난 목련 나무를 보니 어느 봄날 하얀 나비들이 내려앉았던 그 나무가 맞나 싶습니다. 이곳도 종일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늦은 밤에 잠든 탓인지, 술을 많이 마신 탓인지 10시를 훌쩍 넘겨 일어나 침대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르르 속이 쓰렸습니다.
금요일 저녁, 동네 지인의 집에 초대받았습니다. 남편이 발 벗고 나서 도와준 일 때문에 대접을 하겠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며 밥을 함께 먹었습니다. 위스키와 진저에일, 라임 주스가 적절한 비율로 섞여 근사한 맛을 내는 하이볼을 마셨습니다. 상큼한 맛에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주량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멀쩡하게 집으로 걸어와 잠이 들었는데 아침엔 속이 쓰리더군요.
지인은 지척에 살면서도 각자 사는 것에 바빠 자주 보지 못하는 이웃입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그녀의 첫째 아들은 지방의 한 예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입학을 한지 이제 두 달이 다 되어가고,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적응이 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