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이후 한국에서 검찰은 '과거 청산의 도구'이면서도, 어느샌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권력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직전까지 검찰총장을 하다가 선거에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그 '최고의 상징'이라 하겠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한국 국민들의 절반 가까이는 검사와 검찰총장이라는 커리어만으로도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1995년 검찰은 전두환과 노태우를 당초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기이한 논리로 불기소 처분했으나, 이후 여론과 헌재 결정, 특별법 등으로 재수사에 착수해 기소하게 됩니다. 이는 그 동안 민주화를 가로막는 조직으로만 여겨졌던 검찰에게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군사 독재 몰락 뒤의 이른바 '이행기 정의(transnational justice)'를 수행하는 차원에서 검찰이 일정 부분 기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구속되는 장면이 갖는 '스펙터클'은 그 극적인 효과를 크게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