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는 두 가지 상반되는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유의 확대입니다. 시장주의는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조건만 만족시킬 수 있다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하고 자유롭게 소비하면서 누리라는 이념을 전파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통제가 이루어집니다. 일하는 방식이 표준화되고, 규제는 점점 더 세분화됩니다. 개인의 노하우와 직관에 의존했던 작업이 매뉴얼로 만들어지고 따라야 하는 절차가 상세히 규정됩니다.  법규는 점점 더 법과 불법의 경계를 촘촘하게 만들고, 재량의 범위를 줄입니다.   배리 슈워츠가 쓴 '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라는 책은 이런 현상이 일의 성취를 제한하고 폭넓은 시야에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의 학습과 발휘를 방해하며 일하는 개인의 효능감과 만족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재미있습니다.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위법한 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무죄 내지는 가벼운 선고유예 정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