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는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 시대 모든 사람의 얘기라고도 할 수 있다네. 형은 자기 집과 동네에선 무싸였지만, 시내의 프랑스인 구역 안으로 몇 미터만 들어가도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어. 그곳 사람들 중 누구 하나가 형을 쳐다보기만 해도, 이름부터 시작해 모든 걸 잃고 풍경의 사각지대에서 떠돌게 되기에 충분했던 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그날 무싸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것 말고는 별달리 한 짓도 없었어.
ㅡ 카멜 다우드, < 뫼르소, 살인사건 > 92쪽 카뮈의 << 이방인 >> 을 읽었을 때( : 주둥이에 솜털이 몽실몽실 나던 중학생 때 읽었다) 소설 속 배경이 알제리였다는 사실은 몰랐다. 프랑스 소설이었고, 프랑스 작가였으며, 프랑스 사람이 다수 등장하는 작품이었기에 나는 당연히 프랑스의 어느 남부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이었던 뫼르소 어머니의 약혼자였던 토마 페레스, 뫼르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