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준비하는 우리집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전을 굽고, 탕국을 끓이던, 아무리 바빠도 직접 만두를 빚던, 가래떡을 열흘전부터 빼 떡국썰던, 그 모습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음을 오늘에서야 보게 된다.
달라져가는 건 하루아침 일이 아니란 것도 안다.
돌아보니 세대차 문화차 환경차로 조금씩 바뀌더니, 급기야 코로나로 만남을 비대면으로 크게 갈라놓더니, 아예 가족 여행이라는 명절 행사로 일반화 되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다.
설을 코 앞에 둔 내 모습은 어떤가.
어제는 하나 뿐인 며느리와 함께 설장을 대형마트에서 본다. 물가가 장난아니다. 생략, 생략, 생략이다. 전도 만두도 떡국도 다 냉동식품으로 대체, 손 쉬운 장바구니에 담고, 큰 맘 먹고 한우 채끝살 1등급(내겐 소 한마리 값이다) 구워먹기로 마무리 작당?했다.
6년째 항암중인 남편도, 미국 간 딸네도 이런 우리 작당에 환영 해 준다.
오늘, 지금, 이시간, 나는 얼룩소에서 어슬렁거리는 여유를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