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세대를 나눌 때 시대에 대한 공통감각을 소유하고 있는 특정 군을 한 세대로 묶어 내는 방식을 적용한다. '4 · 19세대'와 '민청학련 세대', '386세대' 등이 바로 이러한 기준을 통해 등장해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대표 한 세대들이었다. 이들은 군사독재 정권에 저항하며 한국 사회의 변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다원화된 시민사회 정착에도 기여했다.
그런데 이러한 세대 구분의 역사는 '대학'의 '학번'이라는 구심점이 강하게 작동하여 구성된 일종의 엘리트 집단 형성사에 가깝다.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는 부분의 한계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강력한 행동을 통해 정치적 균열을 이끌어낸 소수의 집단은 새로운 제도와 질서를 구성했지만, 민중과 유리된 정서는 끝내 극복해내지 못했다. 호명된 세대들은 그 자체로 이미 권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세대론을 꺼내려는 시도는 새삼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다. 과거와 같이 명확하게 세대를 구분하는 정치적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