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M과 불안한 Z
2023/05/29
일반적으로 세대를 나눌 때 시대에 대한 공통감각을 소유하고 있는 특정 군을 한 세대로 묶어 내는 방식을 적용한다. '4 · 19세대'와 '민청학련 세대', '386세대' 등이 바로 이러한 기준을 통해 등장해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대표 한 세대들이었다. 이들은 군사독재 정권에 저항하며 한국 사회의 변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다원화된 시민사회 정착에도 기여했다.
그런데 이러한 세대 구분의 역사는 '대학'의 '학번'이라는 구심점이 강하게 작동하여 구성된 일종의 엘리트 집단 형성사에 가깝다.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는 부분의 한계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강력한 행동을 통해 정치적 균열을 이끌어낸 소수의 집단은 새로운 제도와 질서를 구성했지만, 민중과 유리된 정서는 끝내 극복해내지 못했다. 호명된 세대들은 그 자체로 이미 권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세대론을 꺼내려는 시도는 새삼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다. 과거와 같이 명확하게 세대를 구분하는 정치적 기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학'은 이제 구심점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 위상이 심각하게 약화됐다. 또 단순하게 출생 연도를 기준...
MZ세대에 대해 가장 깊이 있는 글을 써주고 계시군요. 흥미진진합니다.
@미카에리스 한국 사회는 일본과 유사한 면이 있으면서도 또 다르기도 하지요. 현재 20대들만 보아도 유사한 면이 발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회화된 감각이 예민하게 발달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불안하지만, 희망도 있다고 봅니다. 97년생 분께서 직접 코멘트 남겨주셔서 더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정확히 M과 Z사이에 있는 97년생 남성이기에, 더 공감 가는 지점이 있기도 합니다. 특히 Z세대들에게 자리가 없다고 말하신 부분에 감명 받았습니다. 글을 읽고, 그 자리라는 것이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처럼 물질적이고 실질적인 자리일 수도 있으나 심리적인 '청춘'이라는 자리도 자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정체성'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지금의 20대,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는 마음을 기대고 뭉칠 계기를 마련해 줄 공통의 '정체성'이 없는 것이 한 편으로는 안타까운 면도 있습니다. 지금의 기성 세대인 86세대가 20대였을 때는 '독재 타도, 민주화 실현'이라는 공통의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범람과 다양한 문화, 의제들이 실시간으로 충돌하는 21세기 사회는 지금의 20대가 공통의 정체성을 가지기에는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Z세대의 윗 세대가 요구하는 "부당한 것에 맞서 싸워라"는 것 역시 공통의 부당한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데, 과연 그런 것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 듭니다.
다만, 저는 한국의 20대가 일본의 20대, 사토리 세대처럼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토리 세대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탈한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사회가 병들고 부패해 가고 있는데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면, 결국 지금의 20대가 기성 세대가 되었을 때의 미래는 문자 그대로 '희망'도 없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말로만 "알아서 강해져라" 식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20대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돕고, 사회 구성원들 스스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론에 대해서 다루는 글들을 정말 많이 보았지만, '청춘'이라는 자리가 Z세대에게는 없다는 관점은 정말 새로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세곡 규정당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편으로 그런 마음들이 이해가곤 합니다. 저도 항상 MZ의 범주가 너무 넓어 이걸 공통의 특성으로 묶어낸다는 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하곤했습니다. 20대들과 40대 중반을 같은 세대로 묶어 버리면 젊은이들이 좀 서운하지 않겠습니까.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셔 고맙습니다.
@캘리뽀냐 공동체에서 소외감 느끼는 세대 없도록.
MZ세대라는 말을 MZ세대가 가장 듣기 싫어한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너무 세대를 안일하게 구분지어 놓은게 아닌가 싶고, 정치적으로만 이용하기에 딱 좋은 구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듭니다.
심지어 M떼고 Z세대들만 봐도 연령에 따라 무척 다르다고 합니다. 기존의 세대론으로는 지금의 세대를 담아내기에는......
최근 읽었던 세대에 관한 글들 중에 최고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가열차게 성찰하는 공동체!
@이동영 염려하시는 부분도 사회적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z, 남녀, 등 서로를 나누고 구분짓는 사회 현상 '나눔이나 구분'으로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서로를 적대시 하는 쪽으로 표출 되고 있는게 많이 걱정 되네요
@청자몽 저부터가 끝자락에 겨우 걸쳤지만 M세대에 해당하고 있어, 반성의 마음으로 써보았습니다. 저부터가 스스로 저는 젊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Z세대 만나보면 저는 이미 까마득한 '아재' 더군요. 차이가 있고, 모든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해야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자기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충고하고 나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그나저나 아무리 40년 이상 차이나는 자제분 두셨어도 청자몽 님네 가정은 애틋하고 살갑게 서로 이해하며 잘 지내실 듯 한데요. 남다른 사람도 있으니까요.^^
MZ세대라는 말을 MZ세대가 가장 듣기 싫어한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너무 세대를 안일하게 구분지어 놓은게 아닌가 싶고, 정치적으로만 이용하기에 딱 좋은 구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듭니다.
심지어 M떼고 Z세대들만 봐도 연령에 따라 무척 다르다고 합니다. 기존의 세대론으로는 지금의 세대를 담아내기에는......
최근 읽었던 세대에 관한 글들 중에 최고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청자몽 저부터가 끝자락에 겨우 걸쳤지만 M세대에 해당하고 있어, 반성의 마음으로 써보았습니다. 저부터가 스스로 저는 젊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Z세대 만나보면 저는 이미 까마득한 '아재' 더군요. 차이가 있고, 모든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해야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자기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충고하고 나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그나저나 아무리 40년 이상 차이나는 자제분 두셨어도 청자몽 님네 가정은 애틋하고 살갑게 서로 이해하며 잘 지내실 듯 한데요. 남다른 사람도 있으니까요.^^
z세대를 알파세대라고 부르는 것 맞지요?
늦게 낳아서 40년 넘게 차이나는 저희집 꼬마를 보면, 대한민국이 참 빠르게 변했음을 실감합니다. 어린 시절 얘기해주면 신기해해요. 거의 고조할머니뻘 느낌이려나요 ㅎㅎ. 아이야 우리가 같은 나라 사람이지만, 완전 다른 국가에서 나고 자란거란다. 엄마는 후진국;; 우리나라가 못 살 때 태어난거구, 아가 너는 엄청 선진국(아직 그래도 뭔가 문제인)에서 태어나서 자라는거야.
1973년생이니까, 전쟁 끝나고 겨우 20년 지나서 태어난거더라구요. 실제로 베트남전이 있던 당시이기도 해서.. 어머니는 언제든 언니와 저를 등에 업고 바로 피난갈 수 있는 보따리를 준비해놓으셨다던데요. 참..
27년 차이인 친정엄마랑도 가치관이 너무 틀려서, 설득 포기 지경인데.. 제가 z세대인 40년 차이나는 딸과 히야.. 쉽지않겠구나 합니다.
남편에게도 우리가 세대 차이가 어마어마할꺼라고, 너무 강요하거나 넌 왜? 그러니..하고 타박하지 말자고 신신당부하고 있어요. (어느덧 저희도 꼰대스러움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 ㅠㅠ 주의를 요함! 이더라구요.)
생각해보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z세대 위한다면서 온갖 추잡한 짓 다하는 m들 보면 알량하다는 말이 딱 맞네요.
MZ세대에 대해 가장 깊이 있는 글을 써주고 계시군요. 흥미진진합니다.
저는 정확히 M과 Z사이에 있는 97년생 남성이기에, 더 공감 가는 지점이 있기도 합니다. 특히 Z세대들에게 자리가 없다고 말하신 부분에 감명 받았습니다. 글을 읽고, 그 자리라는 것이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처럼 물질적이고 실질적인 자리일 수도 있으나 심리적인 '청춘'이라는 자리도 자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정체성'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지금의 20대,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는 마음을 기대고 뭉칠 계기를 마련해 줄 공통의 '정체성'이 없는 것이 한 편으로는 안타까운 면도 있습니다. 지금의 기성 세대인 86세대가 20대였을 때는 '독재 타도, 민주화 실현'이라는 공통의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범람과 다양한 문화, 의제들이 실시간으로 충돌하는 21세기 사회는 지금의 20대가 공통의 정체성을 가지기에는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Z세대의 윗 세대가 요구하는 "부당한 것에 맞서 싸워라"는 것 역시 공통의 부당한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데, 과연 그런 것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 듭니다.
다만, 저는 한국의 20대가 일본의 20대, 사토리 세대처럼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토리 세대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탈한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사회가 병들고 부패해 가고 있는데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면, 결국 지금의 20대가 기성 세대가 되었을 때의 미래는 문자 그대로 '희망'도 없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말로만 "알아서 강해져라" 식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20대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돕고, 사회 구성원들 스스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론에 대해서 다루는 글들을 정말 많이 보았지만, '청춘'이라는 자리가 Z세대에게는 없다는 관점은 정말 새로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세곡 규정당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편으로 그런 마음들이 이해가곤 합니다. 저도 항상 MZ의 범주가 너무 넓어 이걸 공통의 특성으로 묶어낸다는 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하곤했습니다. 20대들과 40대 중반을 같은 세대로 묶어 버리면 젊은이들이 좀 서운하지 않겠습니까.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셔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가열차게 성찰하는 공동체!
@이동영 염려하시는 부분도 사회적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z, 남녀, 등 서로를 나누고 구분짓는 사회 현상 '나눔이나 구분'으로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서로를 적대시 하는 쪽으로 표출 되고 있는게 많이 걱정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