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서 시뻘건 고기가 잡혔어요!"..심해지는 바다 아열대화

<b>시청자가 잡은 ‘시뻘건 고기’</b><br><br>지난 21일 시청자 양복열씨가 제주 북서쪽 차귀도에서 낚시를 하다 보내 온 사진입니다. <br><br>몸 전체가 붉은 색인 고기를 처음 본다며 어떤 종인지 문의를 해 왔습니다. <br><br>이 고기는 '두줄촉수'라는 아열대 어종입니다. <br><br>아열대 어종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과 달리 두줄촉수처럼 색상이 화려하고 특이한 형체를 갖고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br><br>그런데 대만과 동중국해 남쪽,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 주로 서식하는 아열대 어종인 두줄촉수가 제주 남쪽도 아닌 북쪽 바다에서 그것도 낚시객에게 어떻게 잡히게 된 걸까요? <br><br><b>왜 제주 바다에 아열대 어종?</b><br><br>아열대 어종이 제주 바다에서 간간이 보이기 시작한건 20년도 더 됐습니다. <br><br>문제는 갈수록 아열대 어종 포획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br><br>제주 바다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  2013년 제주 인근에서 확인됐던 아열대 어종은 44종이었지만, 지난해 조사에선 83종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br><br><b>아열대 어종 개체수 급격히 증가</b><br><br>심각한 건 아열대 어종이 다양해진 것 만이 아니라, 개체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br><br>제주수산연구소가 실제 바다로 나가 어획 실태 조사를 했더니, 아열대 어종 출현율이 50%를 넘어섰습니다. <br><br>제주바다에서 고기 10마리를 잡으면 5마리는 아열대 어종이라는 겁니다. <br><br>게다가 제주에서 확인되는 아열대 어종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어종은 5종 정도에 불과해, 어민들은 애써 잡은 고기 상당량을 버려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br><br><b>제주 바다 수온 매년 상승</b><br><br>이처럼 제주 바다에 아열대 어종이 자리를 잡고 서식하게 된 건 당연히 바다 수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br><br>보통 평균 수온이 18에서 20도 정도로 6개월 동안 이어지는 해역을 아열대 바다로 분류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이미 제주 남쪽 해역은 물론 제주도 북쪽 추자도 주변까지 포함됩니다. <br><br>특히 제주는 아열대 바다 수온이 최대 9개월 가량 유지되고, 겨울철 바다 수온도 최근엔 15로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br><br>제주 해역은 사실상 이미 아열대 해역으로 변해 있다는 얘깁니다. <br><br>제주 바다 수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대만과 오키나와에서 여름 난류를 타고 제주 해역으로 왔던 아열대 어종들이 제주에 정착해 번식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제주 바다의 어종지도까지 바꿔 놓고 있는 겁니다. <br><br><b>바다 아열대화 전국으로 확산 양상</b><br><br>바다 환경의 변화는 제주 해역을 거쳐, 이미 남해와 동해까자 빠르게 확산돼 가고 있습니다. <br><br>제주 해역에서 발견되던 철갑둥어, 청줄돔, 노랑가시복 같은 아열대 어종들이 남해와 동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이 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br><br>이처럼 바다는 빠르게 아열대 해역으로 바뀌는 반면, 그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br><br>그나마 10년쯤 전부터 아열대성 어류 뿐 아니라 아열대 해조류와 산호류가 바다 생태에 미치는 영향, 토착 어류와 먹이 사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br><br>바다 아열대화는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되고, 국민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환경 변화입니다. <br><br>생선이 국민들의 중요한 먹을거리 중 하나인 만큼, 적어도 늘어나는 아열대성 어류가 식용이 가능한지,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점은 있는지, 짧은 기간에 확인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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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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