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21

@hjkrlagusw 사실 저도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답변을 드리려니 난감합니다. 
1. 어른은 여유가 있는 사람 아닐까요? 그것이 정신적 여유건, 경제적 여유건  말이죠. 적어도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설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사람은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 쓰지 않습니다. 자기 삶을 살지요. 결론적으로 어른이 되려면 독립하려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2. 어떤 인품을 가진 사람을 물으셨는데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정의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그렇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자기만 생각하지 않고 공동체의 평화와 행복, 번영을 고민하고 이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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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0

<본인등판 3일 차 포인트 당첨자 발표> 

강원국 작가가 선정한 '좋은 질문'은 @홍지현 님의 질문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1/24) 5000포인트를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오늘의 좋은 질문을 맞힌 얼룩커 중 포인트를 받으실 분은 @노영식 님입니다. 역시 다음 주 수요일(1/24) 2000포인트를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좋은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살펴봐 주신 얼룩커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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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안녕하세요. 강원국 작가님!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직장인 여성입니다. 
20대에는 직장일에 적응하느라 어른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좋은 어른이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된 계기는 저는 어른이 된다면 거짓없이 살고, 선하게만 살아갈줄로만 알았는데 저 또한 거짓말도 하고 바르지 못한 행실을 보일때가 종종 있기도하고, 가끔씩은 편협한 사고방식에 갇혀 만나는 사람들을 판단하려고 하는 나약한 제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만나는걸 좋아하는 저로써는 
상대방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하면서 그 속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기도 한데요, 저 또한 누군가에게는 "닮고 싶은 어른"으로 비춰지길 소망하는 마음에 평생 공부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질문을 드리자면 
1.  어른이 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2. 작가님께서는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중에서 어떤 인품을 가진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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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청자몽 제일 먼저 질문을 주셨는데, 가장 늦게 답변을 드리네요. 왜 그랬을까요. 조용필은 가장 늦게 나오잖아요. 두 가지 질문인데요.
과거의 나보다 현재 매 모습이 초라하다... 저는 그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늘 이전보다는 지금이 낫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지위나 영향력 등에서는 나빠졌을 수 있겠지만, 제가 아는 저는 이전보다 늘 성장했거든요. 사실 과거는 항상 찌질했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을 할 때도 남들은 어떻게 봤는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되게 못마땅했지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나아졌고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나이를 먹으면서 성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이란 측면에서 보면 후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도 분명 과거에 비해 성장해있으실 겁니다.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글을 써보세요. 분명히 훌쩍 자라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아내는 저를 '같잖게 '여기는 편입니다. '니가 뭘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할 테면 해봐라. 대신 월 2백만원은 벌어와야 한다.' 이거였습니다. 배우자 분도 이보다 못하지 않으실 겁니다. 배우자 분이 무신경하다고 하셨는데, 훌륭하신 거죠. 아내분과 대화를 많이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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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노영식 제가 알고 있는 노영식 선생 맞는지 모르겠네요.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면 절대 안 뽑을 내용을 물어보셨는데요.
저는 기본에 충실한 글이 좋습니다. 쉽고, 간결하고, 정확하고, 명료한 글요. 달리 얘기하면 어렵고, 장황하고, 부정확하고, 애매한 글은 싫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는, '애매한 글'이나 맞춤법, 문법, 사실관계 오류가 많은 '부정확한 글' 모두 감점 요인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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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홍지현 방송하다 선을 넘은 적 있었겠지요. 문제는 제가 선을 넘었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지요. 그 선은 청취자 각자의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만약 제가 선을 넘은 줄 알면 곧장 사과하거나 정정하거나 자제했겠지요. 하지만 그런 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면서 말하면 별로 할 말이 없지 않을까요? 일단 질러보는 거죠.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하고, 예쁘게 봐줄 사람은 애교로 받아들이니까요. 

그런 면은 어떻게 발달시킬까요. 저는 아내에게 늘 던져보는 것으로 연습합니다. 더 중요한 건 준비하는 거죠. 누군가를 만나기를 했으면 잠깐 시간을 내서, 그 사람과 어떤 얘기를 할까 생각해보는 겁니다.  이런 준비와 연습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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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cityman1 기업, 청와대, 출판사 중 어디가 가장 힘들었는가. 어느 한 군데도 힘들지 않은 곳은 없었는데요. 청와대보다는 기업에 있을 때 더 힘들었습니다. 이유는 제 기질이 기업 성향과 잘 맞지 않기도 했고, 기업에 있을 당시 제 상태가 별로 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업이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상대적인 거죠. 청와대는 중압감은 컸지만 시스템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저와는 궁합이 잘 맞았고요.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가. 일보다는 관계가 힘들었습니다. 관계는 왜 힘들었는가. 소통이 안 되는 관계가 힘들었습니다. 말이 통하면 관계도 풀리고 힘들지 않았지요. 

첫 책 <대통령의 글쓰기>가 잘 팔리지 않았으면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 책 한 권 내고 다른 길을 찾았을 겁니다. 무엇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노력이냐 운이냐. 노력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운이 따른거죠. 저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믿습니다. 운을 불러들이려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 약간 찌질한 스타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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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gogo119  질문이 세 가지네요. 우선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네 유형이었습니다. 1. 잘 알려주고 잘 들어주는 사람. 2. 잘 얄려주진 않지만 잘 들어주는 사람. 3. 잘 알려주지만 들어주지 않는 사람. 4. 잘 들어주지도 알려주지도 않는 사람. 물론 1번 유형을 만났을 때 가장 좋았지요.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많이 아는 사람은 잘 들어주지 않더라고요. 저는 2번 유형이 합이 가장 잘 맞았습니다. 3번 보다는요.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오히려 내가 그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노력은 재미가 있었습니다.

방송하면서 얻는 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과 나답게 살아도 되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보니 모두가 참 열심히 살더라고요. 그들의 성취가 위대한 것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들의 삶 자체가 위대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위대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은 모두 각양각색이고 자기 색깔 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믿음도 갖게 됐습니다. 누구처럼 되려고 할 필요 없이 나답게 살자고 마음먹게 됐지요.

아.. 그리고 다시 기회가 오면 하겠냐고 물으셨지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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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hsmanim  부럽습니다. 제주에서 그런 경험을 해보시다니요. 두 가지 질문인데요, 독서냐 경험이냐. 뻔한 얘기지만 두 가지는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없는 독서, 독서 없는 경험은  공허하거나 깨달음이 없지요. 읽은 건 내 삶에 적용하거나 활용해보고, 경험한 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그것과 견줘보고, 다듬고, 깊이를 더해가야 하지 않을까요? 공자 말씀이 되어 버렸네요. 

메모 관련해서 일단 메모하자는 주의입니다. 저는 일단 메모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발효시키죠. 메모해두면 그때부터 제 뇌는 그것에 관해 생각합니다. 설익은 걸 숙성시키는 거죠. 충분히 무르익으면 그걸로 글을 씁니다. 제게 메모는 단지 기록의 의미만 있지 않습니다. 일종의 뇌에게 작업 명령을 내리는 일입니다. 메모해 둔 이것에 관해 생각 좀 해봐라. 그러면 뇌는 충실히 내 지시를 따릅니다. 처음부터 그렇진 않습니다. 반복을 통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메모한 내용은 내 글에 꼭 써먹는 게 뇌를 반복 훈련 시키는 방법입니다. 메모한 건 반드시 내 글을 써먹는다는 걸 뇌가 인지하면서부턴 내 명령을 잘 따르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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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김재희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 진행할 때도 그랬습니다만, 누군가 내 프로그램에 나와서, 혹은 내 글에 등장해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원칙만 지키면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일은 없겠지요. 오히려 도움이 되면 됐지.

청와대에서 일할 때 윤문에 가장 힘들었을 때와 보람 있던 때를 물어보셨는데, 윤문은 제가 모시는 분의 퇴고 체크리스트(그분이 글을 고칠 때 점검하는 항목)에 입각해서 했고요, 보람 있던 때는 아무래도 대통령의 칭찬을 받거나 지적받지 않고 글이 통과됐을 때지요. 윤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글을 대통령이 직접 쓴 글로 만드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평소 대통령의 말을 지속적으로 듣고 그분에게 빙의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합니다. 내가 그분이 되어야 글이 그 분의 글이 되니까요.  

내 이름을 단 <강원국의 글쓰기>를 내고, 내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글쓰기 방식과 노하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글을 안 쓰며 사는 사람은 없으니, 이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 글쓰기 노하우가 있는 셈이죠. 언젠가 이런 노하우를 취합하고 집대성한 책을 써보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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