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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질문받SO - 김현지 편 댓글 당첨자입니다.

@홍지현 @JoR 

아래 메일로 휴대폰 번호를 전달해주시면 커피 쿠폰을 보내 드립니다.

day@alookso.com
메일 발송 기간: 12월 11일까지 보내주세요.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
2023/12/03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보면 따뜻하게 바라보기 이전에 “어디 전재산 기부했나보자!” 라고 의심하고 진정성을 확인하고자 드는 습성이 한국인에게 있습니다. 자기들은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들이 해외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에도 결식아동 많다, 장애인을 도운 사람들에겐 비장애인도 힘든사람 많다, 이런식이죠. 유명인이 선행을 한게 알려지면 이미지 세탁, 코스프레 운운하구요. 어쩌면 어른 김장하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괜시리 자기 잣대로 의심하고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김현지 PD 인증된 계정 ·
2023/11/26

@JACK alooker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어른들을 찾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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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최성욱 위선도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진심이 되지 않을까요? 한없이 과격해지는 정치언어에 많이 지치는 요즘입니다. 정치는 어느 한 편이 이기고 나머지를 절멸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결국 함께 살아가기 위한 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최성욱 님께 <어른 김장하>가 위로가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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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리사 아이들이 정말 힘들죠, 요즘. 특히 매 순간 모든 일에 경쟁해야 하는 분위기가 점점 심해집니다.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왜, 무엇을 위해 경쟁하는지, 무엇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야 하는데 모두가 휩쓸려 있
다보니 참 쉽지 않아요. 저도 늘 고민입니다. 
평범한 우리가 김장하 선생님과 똑같이 살 순 없겠지만 한 가지 닮고 싶은 점을 찾아 되새긴다면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우선 성실함과 유머를 잊지 않는 상큼한 중년이 목표입니다. 사부작사부작 함께 가요!

JACK    alooker ·
2023/11/25

진짜 어른하면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님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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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5

@뽜밹렄딬 아무도 믿기 힘든 순간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애써 믿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인간이 모든 순간에 선한 것은 아니잖아요? 다만 선의를 믿는 사람들을 비웃을 필요도 없겠죠.

저는 의심이 많고 공감보다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건조한 사람입니다. 사람을 잘 믿는 편이냐면 그렇진 않아요. 대신 상대의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해서 믿음 그 자체는 제게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제가 믿어야만 할 이유도, 상대가 제게 믿음을 얻어야 할 필요도 없는 관계가 더 많으니까요. 믿음보다는 설득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의 선의'라는 불가해한 분야에 더 흥미가 생깁니다. 요즘은 '선의'를 촌스러운 것이라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는 생각이 달라요. 어떤 악의보다 더 끈질기고 매혹적이며 때로 더 폭발적이죠. 의심하고 파괴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믿고 보살피는 것은 매우 힘들죠. 그럼에도 악마는 대중종교를 만들지 못했지만 성인들의 삶은 종교가 되었잖아요? 그 설득하는 힘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인류문명이 오랫동안 제어하려고 한 나쁜 습성을 굳이 파헤칠 필요가 있을까요? 가만히 자기 안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마구잡이로 튀어나오는 것들인데요. 그보다는 당장 자신에게 아무 이득이 없거나 오히려 손해임에도 어쩌지 못하고 남을 돕는 그 습성이 얼마나 놀라운가요. 이태원 참사 이후 집단행동학자의 '남을 돕는 행동은 전염성 있다'는 말이 준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또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깨달았어요. 나와 내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남을 도와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요.

저는 착해서 남을 돕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내가 남을 도우면 언젠가 누군가 나와 내 가족을 도와주리라 믿기 때문에 돕는 사람입니다. 지금 여유가 있으니까 저축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조금씩요. 멋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쁘지도 않은, 그게 저인 것 같습니다.

김현지 PD 인증된 계정 ·
2023/11/25

@홍지현 LG OTIS 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이야기는 언제나 뜨거운 감동을 주고 전해듣기만 한 저도 무언가 세상에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힘이 있어요. 홍지현 님도 그렇게 더 좋은 어른이 되셨고 저도 오늘 홍지현 님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합니다.
좋은 어른은 완성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과제를 끝내면 짜잔- 지금부터 당신은 좋은 어른입니다- 평생 인증을 받는 형태가 아니란 거죠. 늘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나의 태도와 인생을 만드는 거니까요. 그래서 좋은 어른은 꼭 나이가 많을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오늘의 좋은 사람이 오늘의 좋은 어른인 거죠. 내일은, 내일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죠? 정말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규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현지 PD 인증된 계정 ·
2023/11/25

@wowopopo 지역 방송사는 가지지 못한 것들이 많습니다. 예산도 부족하고 유명한 이들을 모시기도 어렵죠. 그런 약점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강점이 된 것 같습니다. 연예인에 기댄 화려하지만 익숙한 기획을 아예 배제하니 보통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되는 거죠. 한계를 정한다는 것은 때로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지역에 뿌리내리고 오래 깊이 관찰한 이들 특유의 애정과 고민이 잘 반영된 다른 좋은 지역 다큐도 많이 찾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주말에 영화관에서 <어른 김장하> 보실 거라는 약속, 감사합니다. 역시 큰 어른은 큰 화면으로 모셔야죠.  

김현지 PD 인증된 계정 ·
2023/11/25

@JoR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었다면 바로 이 부분, 주인공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평생을 남을 위해 사신 분께서 은퇴하셨는데도 또 그분께 짐을 지워 드리는 셈이니까요. 그럼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확신이 있었고 선생님 주변의 또다른 좋은 어른들이 응원해 주셨기에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대신 선생님의 개인사와 가족에 대한 취재는 최소화하여 이 영화가 개인적 영웅 만들기가 아닌 '공동체를 유지하는 선의와 낙관'이라는 의미를 전하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주인공의 삶의 형태를 영화가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선생님께 받은 것을 갚는 길이라 생각했어요. 
'대신 전하는 자'로서의 언론자유는 끝없이 취재윤리를 고민하고 책임질 때만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늘 자신의 의도를 스스로 의심하며 자칫 비대해지기 쉬운 언론인으로서의 자아를 다듬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매일 흔들리며 견디고 있습니다. 좋은 어른도 어렵지만 좋은 언론인도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자기확신에 빠지지 않고 사부작사부작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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