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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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9

우선 작가님 능력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작가님은 현재 하고 계신 많은 일들 중, 어떤 일이 가장 어려우세요? (가장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루나 인증된 계정 ·
2023/11/11

@katarina00 
카피라이터로 일하시면서도 만화나 시, 에세이처럼 '자율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뭐였나요? 게을러지고 싶은 순간에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나요?
: 저를 이루는 큰 욕망 2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창작용과 명예욕입니다. 달리 말하면 지껄임력과 나댐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요. 뭔가 표현하고 싶고 발산하고 싶은 욕망, 뭔가를 만들고 발표하고 싶은 욕망이 늘 바글바글한 사람이랍니다. 그런데 광고일로는 그걸 100% 채울 수가 없어서, 왜냐 자율성이 없고 개인 작업이 아니라 '내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 결핍감을 느꼈답니다. 

그런 사람이 개인 창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것을 '덕질'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일이고 의무라고 생각했으면 그토록 열심히 못 했을 것 같아요. 순전히 좋아서 하는 일이고, 푹 빠져서 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지치지 않고 해올 수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도 만화나 시에 있어서는 이걸 꾸역꾸역 해야 하는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내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하는 일로 남기려고 노력해요. 돈은 다른 데서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억지로 하려고는 안 하는데 그럼에도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요. 끝없이 창작 관종의 피가 끓어서...!

또 도전하고 싶은 직업이 있으신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 <루나의 전세역전>으로 서사를 쌓아가는 창작에 매력을 느꼈어요. 제가 쭉 만화를 그려오긴 했지만 대부분 한 편에 끝나는 시트콤적 구성이었거든요. 그런데 긴 호흡의 이야기를 꾸려 나가는 것이 짜릿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그런 흥미진진하고 쫀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데 또 소재를 일상이나 경험에서 찾자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픽션에 도전하고 싶어졌답니다. '루나'가 주인공이 아닌 제 3의 창작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만화의 형태가 될지, 글의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꿈을 꿔보고 있답니다. 

루나 인증된 계정 ·
2023/11/11

@spark_40 
역할은 많으나 아쉽게도 단 하나의 직장에서만 소득이 있는 사람을 칭하는 명칭을 지어주세요!
: 우선 'N롤원잡러'라는 말이 떠올랐고요. 다능인 같은 말처럼 '다역할인' 이라는 말도 생각하게 되네요. '멀티 두레박 한우물러'는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우물만 파지만 여러 두레박을 채워준다!

루나 인증된 계정 ·
2023/11/11

@유영진 
'3번 아님 4번인데' 그 광고를 기억해 주시다니! 만든 이로서 기쁩니다. 따뜻한 응원도 감사드리고요. 오랜 독자님과 다시 만나고 얼룩소에 기고하길 잘 했네요. 하하

루나 인증된 계정 ·
2023/11/11

@Sospcoco 
가장 반가운 제안은 무엇인가요?
: 저로서도 처음으로 생각해본 부분인데요! 부족해야 귀한 줄 아는 법인지. 카피라이팅이나 만화 의뢰는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 그저 일상으로 느끼고요. 칼럼이나 에세이 의뢰도 흐뭇하지만 펄쩍 뛰며 환호하는 일까진 아니고... 아무래도 시 청탁이 들어오면 가장 기쁜 것 같습니다. 내 시를 발표할 지면이 있다니, 읽어줄 독자가 있다니 짜릿한 일이지요.

후속 신간이 궁금합니다. 시집이 나오나요?
: 오, 이 역시 생각해본 바가 없어 궁리해 보았는데요. 제 근작들을 살펴보니 2021년 에세이집, 2022년 시집, 2023년 카툰집의 순서였더라고요. 아무래도 한 지 오래된 일일수록 그리운 법인지 에세이집을 먼저 만들고 싶더라고요. 현실적으로 시는 한 권을 채우는데 몇 년은 더 필요할 것 같고요. 지금 시 곳간이 텅 비어서 저로서도 다음 시집이 언제 나올지, 솔직히 낼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이쿠!

루나 인증된 계정 ·
2023/11/11

@노영식 
1. N잡러는 문어발 직업인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문어발 직업인!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문어는 다리가 8개라는데 저도 직업을 몇 개 더 추가해서 찐 문어발 직업인이 되어야겠습니다.

2. 이 일을 하면서 저 일은 할 수 있는데, 저 일을 하면서 이 일은 할 수 없어 생긴 에피소드는 없나요?

: 실제로 카피쓰기에 쓰는 뇌와, 시를 쓸 때 쓰는 뇌가 달라서 동시에 하기가 다소 힘이 듭니다. 카피는 친절하고, 심플하고, 다이렉트해야 하는데 시는 도도하고, 풍부하고, 다질적이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철저하게 현실에 발붙이고 카피를 열심히 쓰다 보면 시가 안 써지기도 합니다. 두 가지 글쓰기를 모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각각에 맞는 환경을 구축한다거나(실제로 집에 책상이 2개 있었답니다. 이성책상과 감성책상이요!) 하나의 일을 마치고 좀 자고 일어나서 다음 일을 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마치 다른 서버에 로그인하는 느낌으로요.

3. 싸인이 궁금합니다.
: 루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하고 사인을 개발한 바 있는데요. 보여드리고 싶지만 댓글엔 이미지 첨부가 안되어 아쉽네요. 곁가지 이야기지만 사인하는 걸 좋아해서 가방마다 서명광인처럼 사인펜을 여러 개 넣고 다닌답니다. 

얼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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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1

웹툰 잘 보고 있습니다. 얼룩소에서 만나니 너무 반갑네요! 
저도 늘 N잡러를 꿈꾸지만, 당장 해야하는 일들이 우선순위가 되다보면 ‘언젠가 직업(돈)이 될 수도 있는 일’들은 늘 뒤로 미뤄지고.. 그러다보니 여전히 N잡러는 꿈으로만 남아있습니다. 카피라이터로 일하시면서도 만화나 시, 에세이처럼 ‘자율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뭐였나요. 게을러지고 싶은 순간은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나요? 
올 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신 영상도 봤습니다^^ 또 도전하고 싶은 직업이 있으신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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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1

역할은 많으나 (예를 들어 딸 부인 며느리 엄마) 아쉽게도 단 하나의 직장에서만 소득이 있는 사람을 칭하는 명칭을 지어주세요! 카피라이터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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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안녕하세요. 꽤 옛날에 루나파크 애독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뵙게 되니 무척 반갑습니다. 그때 좋은책신사고 "3번 아님 4번인데" 광고 나오기 좀 전부터 루나파크 봤었던 것 같은데, 그 특유의 감성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시도 쓰신다니 놀랍기도 하면서도 루나님과 무척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들을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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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창의노동자 정말 새롭고 멋진 말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카피라이터, 만화가, 시인의 직업을 가지고 계신데 그 중  작업 과정에서 가장 즐겁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것이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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