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역의 청년 한 명이 정치에 입문하려 한다며 의견을 묻는 일이 있었다. 타인의 인생에 조언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고 실은 거의 무용한 일이기도 하기에 잠시 망설였다가 하려면 스카우트가 아니라 활동가로서 바닥부터 다진다는 긴 호흡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길 건넸었다.
최근 들어, 아니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가 있다. 지역에 살지만 다소 어정쩡하게 마음 둘 곳 없이 뜨내기처럼 지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서 공허함을 자주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지역에는 청년들이 별로 없다. 모두가 이제는 너무도 잘 알다시피.
지역에 정착한다는 것.
지역에서 살기로 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마음이 뿌리를 내렸다는 말이다. 그것이 어디에 가 닿았든 마음이 자리 잡을 곳을 찾아 깊게 안착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러갔다. 나고 자란 땅에서 느껴지는 두 가지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번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