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면 사람들은 흔히들 실리콘을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실리콘은 자연에서 채취하는 자원은 아니고 모래에서 출발한다. 모래의 주성분은 산화규소 (SiO2)이며, 산화규소를 환원하여 순수한 실리콘 결정을 만들고, 이를 얇게 자른 웨이퍼 위에 트랜지스터가 잔뜩 집적된 반도체 칩을 생산한다.
왜 반도체는 실리콘을 쓰게 되었을까? 실리콘은 탄소와 더불어 4족 원소, 즉, 결합을 4개 할 수 있는 원소라서 그럴까? 물론 그런 이유도 없잖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SiO2, 즉, 앞서 언급한 산화규소를 자연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좀 이상하게 들린다. 애초에 순수한 실리콘을 얻기 위해 산화규소 덩어리인 모래를 처리했던 것 아닌가? 그렇게 힘들게 얻은 실리콘을 왜 다시 산화규소로 돌린다는 것인가? 사실 순수한 실리콘은 산소를 만나면 표면이 얇은 피막으로 덮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