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786회 정기연주회(선우예권 협연)
피에타리 잉키넨이 KBS교향악단을 맡은 지 딱 1년이 되는 공연이었다. 이번 달에 옆동네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이 근육질의 상임지휘자를 모셔와 힘자랑을 한판 했는데, KBS교향악단은 섬세함으로 응수했다. 나름대로 취임 1년차의 관록이 보였다.
첫 악장부터 소리가 잘 정돈되어 나왔다. 객원호른수석을 포함해서 목금관의 활약으로, 이정도면 KBS교향악단이 가진 수준을 한참이나 상회했다고도 느꼈다. 특히 2악장에서 말러가 만들어둔 여러 음악적 캐릭터들이 혼란스럽게 섞이는 장면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았다. 굉장히 정교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음악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3악장에선 호른 연주자를 지휘자 바로 옆에 두고, 마치 호른 협주곡처럼 연주시켰다. 그러다보니 호른 독주가 더 생생했고, 다른 파트들과의 대화도 선명했다. 소리 자체보다도 시각적인 효과도 컸다.
문제는 4악장과 5악장이었는데, 템포가 점점 느려지니, 슬슬 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