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쁜 것은 다 잊고 싶어하고 꾸며낸 좋은 것만 믿으려 해.<라쇼몽>(1950), 구로사와 아키라 1950년대 일본은 패전 이후 미국의 점령 아래 다양한 정치 세력이 격돌하는 혼돈의 시기였다. 동시에 일본은 미국의 개입 덕분에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맞이했다. 경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문화 생활의 수요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영화계가 빛을 본 시기이기도 했다. 혹자는 이 시기를 일본 영화 황금기라 부른다. <라쇼몽>은 황금기를 대표하는 감독이 만든, 황금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라쇼몽>과 <덤불 속>을 합쳐 만들었다. 영화는 중첩된 액자식 구조로 진행된다. 이야기의 겉껍질에는 목수와 승려, 나그네 세 인물가 등장한다. 목수와 승려는 거대한 라쇼몽 아래에서 자신들이 보고 들은 이야기를 나그네에게 전달해준다.  그 이야기 속에도 마찬가지로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상경길에 오른 한 부부, 타케히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