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는 사람들에게 꽤 알려진 의병장들의 고향이다. 꼬장꼬장한 유림들이 살았던 땅이기도 하다. 애초에 김원봉이 밀양 출신이니 그렇긴 하겠다만, 의열단의 창단 멤버 중에서도 과반이 경상도 출신이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때 사회주의 성향의 노동운동가들이 많아 '동양의 모스크바'라 불리기도 했다.
그런 지역이 고향 출신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다음에는 군부독재 세력의 개발독재에 적극 찬성하는 것을 애국으로 믿는 곳이 됐다.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 역시 '굴종'이나 '친일'은 아니었다. 그저 '다른 모양의 애국'을 위한 일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토착(대대로 그 땅에서 살아온)'+'왜구'라는 멸칭으로 간편하게 갈무리할 수 있는 지역은 아니란 뜻이다.
임진왜란을 돌이켜보면, 당시 영남 지역에서 거병한 의병장들은 왜군의 호남 진격을 막기 위해 분투했다. 그런 모습이 영화 '한산'에 잘 나온다. 특히 진주성 전투에선 성내 관민, 지역의 의병까지 합심하고 공조하여 수만의 왜군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