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치 ; 비상품 제주 1] 소멸위기 제주어의 새로운 국면
이주민 P의 이야기
귀여운 제주어
처음 제주에 내려와 뚜벅이였던 2018년 겨울의 이야기다. 당시 제주도 동쪽 마을 한동리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고 있었는데,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성읍민속마을까지 버스 여행을 나선 날이었다. 네이버 지도 기준으로 1시간 54분이나 걸리는 긴 여정이었지만 여행자였기에 그 정도는 감수할만하던 시절이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당근밭과 오밀조밀 마을들, 저 멀리 펼쳐지는 바다의 수평선까지. 모든 풍경이 아름답고 새롭기만 했던 그날, 잊을 수 없는 한마디를 들었다. 목적지까지 한 번 환승을 해야 했기에 혹시라도 정류장을 지나칠까 싶어 문 쪽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정류장에 멈춰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그 익숙한 광경 속 기사님의 입에서 갑자기 낯선 말이 들려왔다.
“안가마씸!”
혹시 화가 나셨나, 싶은 정도로 격한 억양인데다 도대체 저게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