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에 있는 친구와 일 때문에 통화할 일이 있었다. 그냥 전화로 목소리만 들어도 되긴 했지만, 친구 얼굴 본 지도 오래돼서 서로 얼굴 보고 안부도 나눌 겸 화상통화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화면 속 친구의 얼굴이 낯빛도 어둡고 좀 안 좋아 보였다. 처음엔 아침이라 잠이 덜 깨서 그런 줄 알았다. (통화한 시간대가 내가 사는 뉴욕은 저녁, 친구가 있는 서울은 아침이었다.)
알고 보니, 친구는 진짜로 아팠다. 독감에 걸렸다는 거다. ‘봄에도 독감이 유행하나보네…’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이 말이 튀어나왔다.
“그럼, 요즘은 출근 안 하고 집에서 일하겠네?”
아픈데 회사에 가봤자 뭐하겠나. 병가 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독감은 한 일주일 갈 테니, 재택근무하겠지? 당연히 이렇게 생각했다. 친구는 내 말에 가벼운 콧방귀를 뀌며 이렇게 말했다.
“풉, 아이고 이거 미국 오래 살더니, 여기가 어떤지 감을 잃으셨구만? 한국에서 재택근무가 될 것 같니? 택도 없단다!”
아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