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때는 아침마다 우유가 나왔었다. 나와 같은 반 친구가 우유 당번인 날에는 여름에는 시원해서 좋았고 겨울에는 추워서 싫었던 우유 창고에 들어가 사이좋게 우유 바구니 양쪽을 잡고 교실로 가져왔던 기억이 있다.
나는 우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아침에 먹은 우유가 하루 종일 내 장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생님께 우유를 마시고 있다는 걸 증명해야 했기 때문에 우유 입구만 열어 놓고 책상 위에 올려놨었다. 나와 같은 상황인지 다른 몇몇 친구들도 그랬었다. 그러다 보니 달에 한 번은 꼭 나를 포함해 누군가의 교과서는 우유에 푹 젖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글 같은 곳에서 너무 안일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엎질러진 우유. 화를 낸다고 젖은 교과서가 마르는 것도 아니었고, 우리는 익숙하게 창가에 교과서를 말리곤 했다. 창문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나는 우유향은 재방송처럼 우리의 코를 찔렀다.
사실 그 후가 더 문제였는데 다 마른 교과서는 그걸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