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의 꿈은 이야기꾼처럼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었다. 친구들 중 한 두 명은 있는,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어제저녁 TV에서 본 드라마 내용을 기가 막히게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 그런데 나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말로 전달하기도 전에 이미 그 상황을 혼자 상상하면서 웃음이 터져버리는 것이다. 내 이야기에 내가 웃음이 터지는 상황이라니. 웃는 건지, 말을 하는 건지 모를 나의 이야기가 다 끝나고 나면 친구들은 항상 재미없다고, 뭐가 웃긴 거냐고 반문했다. 그런 상황이 몇 번 이어지고 나니 나는 내가 이야기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이제는 그 이야기를 SNS를 통해 전달하는 세상이다 보니 말보다 이미지로, 때로는 글로, 이제는 영상으로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사람이 이야기꾼이 되기에 유리해졌다. 화려한 패션지에서 오랫동안 일한 김지수 기자가 이어령 선생의 지혜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