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그때 내가 밥은 해 줬어? 빨래는 하고, 청소는 했어?"
분명 그 정신에도 모든 걸 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의 내 기억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
첫 출산 때 열다섯 시간의 고통스러운 진통에도 자궁문이 삼 센티에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한 호흡은 힘들어졌고 배가 유난히 작던 나는 자궁의 공간을 확보해 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였다. 뱃속의 아이가 물 밖을 나온 물고기처럼 파닥파닥 거렸다. 아이가 숨을 쉬지 못한다는 걸 엄마인 나는 직감적으로알 수 있었다. 어설픈 판단을 하기도 잠시 태아의 안정된 맥박을 들려주던 기계가 갑자기 고장이난 듯 시끄러워졌다.
"삐빅 삐빅- 삐빅 삐빅-"
점점 소리는 더 요란해졌다. 불안해진 신랑은 간호사를 불렀고 태아의 맥박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당장이라도 수술을 해달라고 애원했고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에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차가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