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그러니까 11일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3호선으로 퇴근하다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가 있어서 30분가량 지하철이 멈춰있었습니다. 하필이면 환승할 수 있는 곳이 없는 역에서 멈춘 바람에.. 다행이도 앉을 자리가 있어서, 그냥 30분을 내리 기다렸죠.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는데 꽤 평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7시까지 어딘가로 가야 하는 사람들은 택시를 탈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늦어질 것 같다고 전하고 있었죠.
평소에 장애인의 시위로 인해 비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의 무게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언어를 비판했던 저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장애인 시위로 인해 출퇴근길이 막혀본 경험은 처음 해봤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당시에는 관련 기사가 하나도 없었더군요. 그날 아침에 시위가 잠깐 있었다는 얘기 말고는.
사실 불편함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충분히 감수할만한 불편함이었다, 라고 쓰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