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그냥 겁났을 뿐이다. .
조선 영조 때 김수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중인 출신으로 재정을 맡은 호조(戶曹)의 서리를 맡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곳간지기들에게는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쓱싹 해 먹을 일도 즐비했지만 김수팽이라는 사람은 여간 꼬장꼬장하지 않아서 먹을 것 없나 입맛 다시는 사람들에게 쓴맛을 보게 하는데 명수였다. 한 번은 지체 높으신 대감마님이 호조 창고를 둘러보시는데 은으로 만든 바둑알이 눈에 띄었다. 이 대감마님 헛기침 어험 어험하면서 바둑알 하나를 챙겼다. “어험. 우리 딸이 이번에 시집을 가서..... 노리개나 하나 만들어 주려고 허허.”
.대개 호조 관리들은 여기서 하하하 감축드립니다 하며 고개를 조아렸을 것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아이고 하나 가지고 되겠습니까 몇 개 더 집어들어 대감 손에 쥐어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김수팽은 갑자기 은 바둑알을 수북이 움켜 쥐었다. 대감이 놀라서 뭐하는 거냐고 묻자 김수팽은 날렵하게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