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을 말해볼까 합니다. 저는 어쩌다 보니 일본에 살고 있는데요. 처음 일본에 건너와서 한참 텔레비전으로 일본어를 배울 때, "~니다" 개그를 접했더랬죠. 말 끝에 "~니다"를 붙여서 한국인인 척 하는 개그 소재였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외국어를 흉내내는 흔한 개그 소재였을 뿐인데, 그 개그에 그렇게 위축되었던 경험이 있어요. 당시 일본에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한국이 갖는 이미지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때라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개그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던 거지요. (세월이 흘러 지금은 오히려 제가 즐겨 사용하는 개그 소재가 되었습니다..ㅎ)
개그의 요소 중에는 조금씩 선을 넘는 것이 주는 재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데 선을 넘는 것이 개그가 될 수 있으려면, 개그를 소비하는 집단이 평소 그 대상에게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왔는지가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친구끼리 장난은 즐거운 일이지만 친구가 아닌데 장난을 치면 괴롭힘이 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