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건은 과장되고 확산되지만, 어떤 사건은 축소되고 가려진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형사소송 디깅을 시작했다. 매주 한 편씩 우리가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 형사소송을 디깅해보려고 한다. 비슷한 사건, 비슷해 보이지만 어딘가 다른 판결이 난 사건들, 답글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피해자의 옷차림, 특히 피해자 여성의 옷차림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자주 걸고 넘어지는 문제. 그중에서도 청바지 성폭행 불가론은 여전히 대다수 성범죄 가해자들이 펼치는 주장. 사건이 합의에 의한 것이냐 강제로 일어난 일이냐를 다퉈야 하는 판결에서, 가해자는 성범죄 당시 피해자가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강제로 피해자를 탈의시킬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쳐온 전례들이 있었기 때문. 우선, 그 역사를 간략하게 짚어보면,
1990년대 초 서울지법, 청바지를 입은 여성을 포니 승용차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 피고인의 “포니 승용차 조수석에서 청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