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과학 이슈에 대해 왕성한 사회적 발언을 이어 가고 있는 이덕환 전 서강대 교수가 최근 '인공지능(AI)이 집어삼킨 노벨상'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성을 AI가 삼켜버렸다"는 말로 이 칼럼은 시작한다. 특히나, 노벨 화학상이 더욱 파격적이라 한다. 때마침, 이 문제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묻는 사람도 있어, 이 기회를 통해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이론화학자인 필자가 이해하기로 자연과학이란, 공학과 달리 특정 과학적 주제가 인류 문명에 무슨 유용성이 있는가를 묻기 이전에, 왜 특정 자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묻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아미노산 서열이 어떤 단백질 접합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답을 '효과적'으로 찾는 일보다, 왜 특정 서열이 실험적으로 관측되는 특정한 단백질 접합을 초래하는지에 대해, 다음 절에서 설명할 '일관된 과학적 방법론'을 이용해 해답을 찾는 일에 학문적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일면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