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어떤 사람이죠?" 이 정부 초기에 노조 간부가 대뜸 물었다. 내가 뭘 안다고 내게 물을까. "그래도 그들과 부딪쳐 보지 않았냐"고 했다.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지휘하던 팀에게 조사 받아본 사람은 잘 알 것이라는 추측에 당혹스러웠다. 노동을 잘 모르고 특정한 감정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지지기반을 고려할 때에 딱히 다른 선택이 없으면 노동을 향해 검을 뽑지 않겠냐고 답했던 것 같다. "발상을 바꾸면 안될까. 거대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단한 총파업이 아니라 큰 조직이 작은 노조와 약한 노동자를 지키는 '소수를 위한 다수의 몰빵'이 필요하다." 작년 5월, 민주노총의 어떤 산별노조 지도부를 만나서 했던 얘기다. 저쪽은 '기성노조=기득권=개혁대상, 취약 계층=약자=보호대상'이라는 프레임으로 (약한)노동을 위한다며 (강한)노동을 공격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약자 보호의 모습을 보이면 그런 프레임은 무색해진다. 물론 그런 대응은 없었다. 정권이 교체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