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를 대하는 몇가지 방법
"윤석열은 어떤 사람이죠?"
이 정부 초기에 노조 간부가 대뜸 물었다. 내가 뭘 안다고 내게 물을까. "그래도 그들과 부딪쳐 보지 않았냐"고 했다.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지휘하던 팀에게 조사 받아본 사람은 잘 알 것이라는 추측에 당혹스러웠다. 노동을 잘 모르고 특정한 감정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지지기반을 고려할 때에 딱히 다른 선택이 없으면 노동을 향해 검을 뽑지 않겠냐고 답했던 것 같다.
"발상을 바꾸면 안될까. 거대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단한 총파업이 아니라 큰 조직이 작은 노조와 약한 노동자를 지키는 '소수를 위한 다수의 몰빵'이 필요하다." 작년 5월, 민주노총의 어떤 산별노조 지도부를 만나서 했던 얘기다. 저쪽은 '기성노조=기득권=개혁대상, 취약 계층=약자=보호대상'이라는 프레임으로 (약한)노동을 위한다며 (강한)노동을 공격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약자 보호의 모습을 보이면 그런 프레임은 무색해진다. 물론 그런 대응은 없었다.
정권이 교체되면 새 정부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장 조합원에게 물었을 때에 조합원 판단은 유연하면서도 적절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꽤 됐고 부딪치는 문제도 적지 않으니 설문 조사는 불필요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적어도 민주노조라고 한다면 조합원 지혜를 모으려 노력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설문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없다.
국가는 대통령이 작동시키는 기계가 아니다
대정부 관계를 풀어갈 때에 지향하는 것을 먼저 분명히 하고 정부와 관계를 맺는 방식과 먼저 정부 성격을 규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행동하는 방식이 있다. 물론 나와 상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편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민주노조 상층 간부는 후자 경향이 강하다. 민주노총의 일부 간부들에게 국가권력을 자본가 이해를 대변하는 기관이라고 보는 시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호전적 태세를 취한다.
이런 시각은 포괄적 대응보다 제한적 대응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진 자원을 충분히 파악하고 우리의 계획...
균형을 말하는 것도 한쪽에 치우친 주장도 필요하다 봄
균형을 말하는 것도 한쪽에 치우친 주장도 필요하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