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로 가던 중 제 앞자리에 앉아있던 6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꼬마아이가 몸을 반쯤 일으켜 세우더니 버스안을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더라구요. 창 밖을 보다가 앞자리의 인기척에 그 아이를 보게 됐는데 문득 무표정보다 좀 더 어두운 제 표정을 저 아이가 어떻게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버스안에 있던 다른 분들의 표정도 저와 비슷하게 보였기 때문에 들었던 생각일지도 모르겠어요. 살아가면서 박장대소하며 웃을 일은 점점 사라져가고 무기력함과 번아웃, 이유모를 기분의 가라앉음 때문에 표정이 어두워질 때가 많았는데 그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세상은, 어른들은 참 어두워 보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어쩌면 푸른 하늘과 가장 대조되는 것이 사람들의 표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순간 이 도시가, 사회가 참 회색빛이겠구나 싶더라구요 아무것도 모를 아이에게 사실은 다들 웃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잠시 어두운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