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분은 장애인이다. 별 것 없다. 그냥 손가락이 하나 없을 뿐이다. 5등급 장애인이다. 놀랍게도, 이 분이 장애인 등급을 받던 시절엔 그냥 적당히 원하는 등급으로 줬다고 하더라. 이 분은 5급이 제일 높은 – 그러니까, 가장 심한 정도의 장애를 의미 – 건 줄 알고 5급을 달라고 했다. 왠지 그러면 혜택이 있을 줄 알았더랬다.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없었다. 5급은 가장 ‘낮은’ 등급이었고, 손가락이 문제라서 하다못해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댈 수도 없다. 그냥, 장애인이다. 왠지 ‘ㅋㅋㅋㅋ’라고 쓰고 싶어지는 결말이다.
그래도 장애가 심하지 않아서인지, 딱히 차별도 없었다. 이 분은 건설 쪽에서 속칭 ‘노가다’를 하는데, 손가락 때문에 일을 못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하도 오래 된 장애라서 그런가,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그 사람에게 장애란, 그냥 그런 것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외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