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솔직하게 말해본 적이 없었다.
"나 우울증을 앓고 있어. 약을 먹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
SNS에서도, 일상에서도. 단 한번도 제대로 말해본적이 없었다. 내 우울증은 그대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경증이였으며, 멀쩡해보이는 사람이였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기에 말이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을까. 평소처럼 웃고 떠들고, 자신들의말을 잘 들어주는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그런 병을 앓고 있다는 게 용납이 안되었나보다.
"너 그런 약 먹으면 내성 생겨서 안돼, 얼른 끊어. 앞으로는 그런 병원 다니지 마."
나는 아직도 현실에 부딪힐 때마다 살이 쓸리는 감각에 버틸 수가 없는데, 속도 모르는 사람들은 항상 저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 하지만 정작 기침을 하고 속이 아프다고 하면? 미련퉁이처럼 병원에 안 가고 뭐하고 있냐는 이 모순되는 말이란.
"의지의 문제야. 네 의지만 있으면 이겨낼 수 있어. 약에 의존하지 마."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며 금방 이겨낼거라는 위로에, 정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