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중소기업
언젠가부터 대표님은 인턴들에게 나라장터를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맡기셨다. 나라장터. 수많은 원한과 희열이 복마전을 이루는 곳.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제안요청서들이 올라오지만 용어 하나 통일되지 않은 검색자들의 지옥이자, 읽고 이해하는데만도 사나흘이 필요한 제안요청서와 문서만 떼는데도 1주일은 우습게 걸리는 각종 자격요건들의 카니발이 일어나는 곳.
인턴에게 오직 나라장터만 보게 한 대표님의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직전 인턴은 “데이터”만을 검색하는 바람에 우리 회사가 할만한 규모의 “데이타”사업을 놓친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저 친구 통계학 석사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 그 전에, 우리 시드투자 받는거 아니었어??
그러고도 며칠쯤 후, 영업대표 겸 코파운더가 쾌재를 부르며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동안 공들인 S급 기관 과장이 드디어 수의계약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 기관의 수의계약 한도는 1500만원, 빠듯하나마 석달치 사무실 월세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