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인종청소와 인명 살상이 벌어지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10월 7일에 있었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 민간인들의 희생, 공격의 주체였던 하마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것은 단순히 삭제하거나 축소할 수 없는 문제이고, 그렇다고 ‘이스라엘도 문제고 하마스도 문제’라는 단순한 양비론으로 그칠 수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마스가 보여 준 ‘폭력’의 원인과 책임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적 억압과 지배에 있다는 사실이다. 팔레스타인의 땅을 강제로 빼앗고, 그들을 ‘거대한 열린 감옥’ 같은 좁은 땅에 가둬두고, 수시로 전투기로 폭격한 결과가 오늘의 비극을 낳았다. 질베르 아슈카르도 이렇게 지적했다. “야만성은 결코 ‘정당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 … 그러나 두 야만성이 충돌할 때 더 강한 야만성, 즉 억압자 쪽이 여전히 더 큰 잘못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약자의 야만성은 강자의 야만성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