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가 하마스 지지인가?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3/10/26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인종청소와 인명 살상이 벌어지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10월 7일에 있었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 민간인들의 희생, 공격의 주체였던 하마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것은 단순히 삭제하거나 축소할 수 없는 문제이고, 그렇다고 ‘이스라엘도 문제고 하마스도 문제’라는 단순한 양비론으로 그칠 수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마스가 보여 준 ‘폭력’의 원인과 책임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적 억압과 지배에 있다는 사실이다. 팔레스타인의 땅을 강제로 빼앗고, 그들을 ‘거대한 열린 감옥’ 같은 좁은 땅에 가둬두고, 수시로 전투기로 폭격한 결과가 오늘의 비극을 낳았다. 
   
질베르 아슈카르도 이렇게 지적했다. “야만성은 결코 ‘정당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 … 그러나 두 야만성이 충돌할 때 더 강한 야만성, 즉 억압자 쪽이 여전히 더 큰 잘못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약자의 야만성은 강자의 야만성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저항의 일부이기 때문에, 하마스를 악마화하는 것에 동조할 수는 없다. 예컨대 지금 이스라엘 정부와 미국 정부는 하마스를 ‘이슬람국가(ISIS)와 똑같다’, ‘순수하고 완전한 악’, ‘인간이 아닌 짐승들’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ISIS는 점령한 지역에서 주민들을 고문하고 참수했을뿐 아니라 반동적이고 반혁명적인 성격이 강하다. 또 한 번도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잡은 적이 없다. 2010년부터 ‘아랍의 봄’으로 민주주의 혁명들이 중동의 여러 나라를 강타했을 때 ISIS는 명백히 반혁명적인 위치에 서 있었다. 
   
반면, 하마스는 이집트 등에서 반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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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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