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에선 12월 25일 중요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디에스 나탈리스 솔리스 인빅티dies natalis solis invicti라는 좀 긴 이름의 축제였죠. 우리말로 옮기면 ‘정복되지 않은 태양의 생일’ 정도 되려나요? 고대 페르시아에서 동지 무렵 미트라신에게 받치는 축하 행사가 로마까지 이어진 거죠. 로마가 제정이 되면서 디에스 나탈리스 솔리스 인빅티는 공식적인 휴일로 지정됩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서로 선물을 교환하기도 하고, 연인들은 겨우살이 아래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키스를 하는 풍습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정복되지 않는invicti이라는 단어는 태양신뿐만 아니라 제우스나 마르스 등 당시 로마인들이 숭배하던 다른 신들에게도 붙이는 관용적인 형용사였습니다. 그래도 12월의 태양에게 따르는 저 표현은 뭔가 남다릅니다. 하지 이후 시나브로 줄어만 가는 낮과 늘어만 가는 밤은 12월 동지에 꼭짓점을 찍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낮이 짧은 날. 겨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