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춘다고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 대부분이 놀라는 편이다. 아마도 내가 얌전하게 생겨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남녀간에 거리가 너무 가깝지 않느냐는 반응이 많다. 춤을 출 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것이다. 남자마다 춤을 출 때 잡는 거리가 다 다르다. 그래서 가깝게 추는 남자를 만나면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춤을 막상 시작하다보면 남자는 남자대로 머리 속에서 그때그때 기획하고 실행하느라 바쁘고, 여자는 그 리드를 읽고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에 춤을 출수록 부담 같은 것은 잊어버리게 된다. 탱고를 추는 사람들 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나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상한 생각을 할 틈이 어디 있냐 ㅋㅋ 때로는 춤을 추다가 리드가 잘 안 읽히면 리드를 읽기 위해 좀 더 밀착을 할 때도 있다. 근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서로 춤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탱고를 시작한 첫 날. 선생님한테 기본 자세인 아브라소를 배우고 있었다. 아브라소는 포옹이라는 뜻으로 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