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갔다 오는 길에 과일 가게에 들렀다.
아내가 사 달라고 한 바나나 한 송이와 한라봉 5개를 비닐봉지에 싸서 계산하려고 휴대폰을 꺼냈더니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된단다. 그러면 계좌 이체를 해드릴 테니 계좌번호를 말해 달라 했더니 계좌도 없단다. ???? 벙 찌는 나에게 70대의 주인 아저씨가 말한다. 신용불량자 신세라서 계좌도 못 만들고, 신용카드 거래도 못한다고.......
요즘 현금 들고 다니는 사람이 드물 테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니는데 그럼 장사는 어떻게 하냐고 난감한 기분으로 물었더니 어쩔 수가 없다고......
골랐던 과일들을 도로 내려놓고 그냥 갈까 하다가 인근에 내가 자주 가는 단골횟집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라 그곳으로 향했다. 전남 신안 출신의 횟집사장은 손님들과 한잔 하던 중이라 벌써 얼굴이 불콰했다. 사정을 말하고 현금 2만원을 빌려 다시 과일가게로 갔다. 아까 골랐던 과일을 다시 봉지에 담으면서 자제분들 명의의 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