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가족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마음고생을 하던 나에게 덜컥 대상포진이 찾아왔다. 하지만 당시 나는 대상포진 증상이 있었음에도, 일도 하고 있지 않은 내가 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상포진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틀을 꼬박 잠을 못 자고 미련하게 보낸 후 병원에 가서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그 날 저녁 왼쪽눈부터 시작된 대상포진은 이마와 머리까지 물집이 잡히며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시켰다. 다음날 아침 왼쪽눈을 동반한 내 이마는 너무 심하게 부풀어서 마치 록키 영화에서 상대편에게 얼굴을 심하게 맞은 실버스타 스텔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후 일주일간은 통증이 너무 심해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지만 통증이 어느 정도 사라지자 슬슬 흉터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생각처럼 2주일 정도가 더 지나니 물집자리에 딱지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마 한가운데에 작은 강물길처럼 깊은 상처가 생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