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 personal problem
나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출신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이 단순한 한 마디의 말을 하기까지, 18년의 시간이 걸렸다. 어떤 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새삼스레 무슨 이야기냐는 얼굴을 했고, 누군가는 또 '그래서 뭐 어쩌라고', 또 누군가는 '??갑자기?'따위의 반응을 하곤 했다. 당연한 일이다. 무슨 '아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도 아니고, 뭐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정보라고 대단한 반응씩이나 나왔겠는가. 이걸 깨닫기까지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 18년이었다. 따라서, 이 연작은 근본적으로 대학, 대학원, 취업 등 스무살 이래의 내가 거쳐온 모든 삶의 과정에서 나를 짓눌러온 자격지심에 대한 탐구이다.
'분교를 나왔다는 사실'은 왜 나를 짓눌렀는가. 생각해보면 어떤 동창생은, 분교 '출신'이라는 것에 아무런 미련이나 아쉬움, 회한 없이 잘만 살고 있다. 출신 학과와는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